가난한 이들의 목소리가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다
2025년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부활절을 맞은 지 하루 만에, 바티칸 산타 마르타에서 향년 8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3년 교황직에 오르신 이후, ‘가난한 이들의 교회’를 강조하며 겸손과 연민의 리더십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는 첫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으로, 그 자체로도 교회에 큰 변화의 시작이었지만, 무엇보다 그의 말과 행동은 시대를 향해 열린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난민과 빈곤층, 기후 위기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의 메시지를 누구보다 강하게 전하셨던 분. 종교와 국경, 이념을 초월해 ‘사람’에 집중했던 교황님의 목소리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이자 이정표가 되어주었습니다.
영화계가 주목했었던 프란체스코
이 소식을 들으며 문득, 제가 예전에 리뷰했던 영화 <두 교황>이 떠올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고, 때로는 부딪히면서도 결국 대화를 통해 공감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었죠. 당시 저는 그 영화에서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느꼈다고 썼습니다.
영화 속 프란치스코는 겸손했고, 유쾌했으며, 무엇보다 듣는 데 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의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그러셨습니다. 교황으로 재위하는 동안, 그는 화려한 장엄함보다 검소한 삶을 택했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며, 환경과 난민 문제, 성직자 개혁까지 어려운 주제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 이후, 바티칸은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전통적인 절차인 '콩클라베(Conclave)'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교황 선출을 위한 엄격하고 비밀스러운 절차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교황 선출 절차: 콩클라베란 무엇인가?
콩클라베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긴'을 의미하며,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 회의를 뜻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인해 바티칸은 '세데 바칸테(Sede Vacante)' 상태에 들어갔으며, 이는 교황좌가 비어 있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콩클라베는 교황 선출을 위한 전통적인 절차로, 전 세계에서 80세 미만의 추기경 약 120명이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합니다. 이들은 외부와의 모든 연락을 차단한 채, 하루 두 차례씩 비밀 투표를 진행하며,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됩니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로 알려지며, 검은 연기는 선출 실패를, 흰 연기는 새로운 교황의 선출을 의미합니다.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
현재 여러 추기경들이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이탈리아): 바티칸 국무원장으로서 교황청의 외교를 총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필리핀): 교황청 복음화성 장관으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과 젊은 층과의 소통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피터 턱슨 추기경 (가나): 전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으로, 아프리카 출신으로서의 다양성과 사회 정의에 대한 헌신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마테오 주피 추기경 (이탈리아):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으로, 교황 프란치스코의 개혁 노선을 지지하며, 대화와 화해를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 외에도 다양한 지역과 배경을 가진 추기경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콩클라베에서의 논의와 투표를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Caro Papa Francesco, riposi in pace."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편히 잠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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